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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AI 세무조사 본격화…"사후소명 아닌 사전증빙이 핵심"

언론매체 조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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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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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AI 세무조사 본격화…"사후소명 아닌 사전증빙이 핵심"

국세청은 지난 7월 세금상담부터 세무조사와 체납관리에 이르기까지 국세행정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AI 대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이를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을 시작으로 내년에 본사업에 착수하고, 2028년까지 전 분야로 서비스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지 않다.

세무조사가 개별 거래를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년간 축적된 자금 흐름과 소비 패턴, 가족 간 거래, 해외 자산 이동 등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된다.

1984년 전산 시스템을 통한 조사 대상 선정이 시작된 이후 40여 년 만에 국세행정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셈이다.

과거에는 신고자료나 장부를 중심으로 사람이 설정한 기준에 따라 조사 대상이 선정됐다. 신고소득 대비 재산 증가와 소비 규모를 비교해 자산 형성 과정의 불균형을 찾아내는PCI(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국세청의 'AI 대전환' 로드맵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수십 년간 축적된 세무조사 결과와 심판례, 신고자료 등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 속에서 탈루 혐의와 관련된 패턴을 AI가 스스로 학습해 위험도를 예측하는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법이 단계적으로 결합될 예정이다.

로드맵이 목표대로 진행되면, 자산 형성 과정의 불균형을 지금보다 훨씬 정교하게 식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요한 분석 단서는 금융기관의 보고 데이터다. 하루 1000만원 이상의 현금 입출금 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자동 보고되는 고액현금거래(CTR)와 금융기관 직원이 보고하는 의심거래(STR) 내역은 이미 국세청 분석의 주요 대상으로, 향후 AI 분석 체계와 한층 긴밀히 결합될 전망이다.

신고소득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큰 현금 흐름이나 반복적인 분할 인출 등을 선별하는 데 이 데이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AI 세정이 확대되면서 '국세청이 개인의 모든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는 식의 과장된 정보도 함께 퍼지고 있다. 실상은 다르다.

AI 대전환은 모든 계좌를 상시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탈루 가능성을 분석해 조사 대상을 선별하는 도구를 고도화하는 것에 가깝다.

가족 간 생활비 이체나 일회성 송금만으로 곧바로 세무조사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신고소득과 맞지 않는 자산 증가나 반복적인 자금 이동, 거래의 경제적 실질이 불분명한 경우처럼 여러 데이터가 결합되어 이상 징후가 형성될 때 비로소 조사 필요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여기서 짚어야 할 지점이 하나 더 있다. AI가 이상 징후를 찾아낸다고 해서 그 결과가 곧바로 탈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AI는 조사 대상을 선별하는 도구일 뿐, 과세 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르는 것은 법률과 증거다.

부모가 자녀에게 일시적으로 자금을 빌려준 경우, 가족이 공동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자금을 모은 경우, 법인과 대표자 사이의 거래가 정당한 계약에 따른 것인지 여부는 AI가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제출되는 계약서, 차용증, 이자 지급 내역, 회계자료 등 객관적인 증빙을 통해 판단된다.

결국 동일한 거래라도 그 법적 성격을 얼마나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지가 조사 결과를 좌우한다.

이러한 변화는 세무 리스크 관리의 패러다임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세무조사가 시작된 이후 소명 자료를 준비하는 사후 대응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AI 분석 체계가 단계적으로 고도화되는 지금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단계부터 법률적 정당성과 경제적 실질을 뒷받침할 증빙을 체계적으로 남기는 사전 관리가 필수가 되었다.

따라서 가족 간 금전 거래에서는 차용증 작성과 적정 이자 지급, 원천징수 여부를 점검해야 하며, 가족법인의 자본거래에서는 적정 가치평가와 계약 구조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고가 자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신고소득과 자금 출처가 논리적으로 연결되는지 미리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AI 시대의 절세 전략은 더 이상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다. 거래의 경제적 실질과 법적 정당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구축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리스크 관리가 된다.

고도화되는 AI 분석 체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 세무 지식을 넘어 거래의 법적 효력 검토, 조사 단계, 불복 절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교한 법률·세무 전략이 요구된다.

조세일보 / 법무법인 대륜 정경옥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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